명령을 두고 고민한 차일혁 경무관은 "절을 불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다시 짓는 데는 천년이 걸려도 부족하다"며 각황전의 문짝만 떼어내 불태우는 것으로 화엄사를 지켜내는 기지를 발휘한다.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오예나 소장은 “차일혁경무관의 기지로 구한 화엄사를 방문해 코로나 방역모자를 기증한 일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경무관님이 지켜낸 화엄사가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가슴에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이날 “생전 차길진 회장(차일혁 경무관의 아들)은 경내 세워진 차일혁경무관 공덕비의 문구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보였으며, 잘못된 문구를 고치기까지 했던 분”이라고 기억하면서, “앞으로도 화엄사는 경무관님의 뜻이 잘 보존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